증여세 면제한도, 받는 사람이 거주자일 때만입니다
배우자 6억원, 자녀 5천만원. 이 한도 앞에는 「거주자가 증여를 받은 경우」라는 조건이 붙어 있습니다. 15년째 미국에 사는 아내에게 상가를 증여한 사건에서 조세심판원은 한국 국적과 주민등록이 있어도 비거주자라며 배우자 공제 6억원을 배제하고, 증여자인 남편에게 연대납세로 고지한 처분을 유지했습니다.
글 · 박성일 세무사 (세무법인한영 서면지점 대표세무사)

핵심 요약
- 01증여재산공제는 배우자 6억원, 직계존속·직계비속 각 5천만원, 기타 친족 1천만원이고 10년 합산입니다.
- 02상증세법 제53조는 「거주자가 증여를 받은 경우」로 시작합니다. 받는 사람이 비거주자면 공제가 전부 0원입니다.
- 03거주자 판정은 국적이나 주민등록이 아니라 출입국 기록·가족·직업·자산 같은 생활관계로 합니다.
- 04판단 기준일은 증여일 현재입니다. 앞으로 귀국하겠다는 계획은 반영되지 않습니다.
- 05수증자가 비거주자면 증여자가 연대납세의무를 집니다. 자녀가 내지 않으면 부모에게 고지서가 옵니다.
증여세 면제한도를 찾아보시는 분이 많습니다. 배우자 6억원, 자녀 5천만원. 숫자는 다들 알고 계십니다. 그런데 이 숫자 앞에 붙는 조건 하나를 놓치면 한도가 통째로 0원이 됩니다. 받는 사람이 세법상 거주자여야 한다는 조건입니다.
부산은 자녀를 미국이나 호주로 보낸 집이 유난히 많습니다. 유학 갔다가 눌러앉은 자녀, 이민 간 형제, 해외 주재원 배우자. 이분들에게 재산을 넘길 때 면제한도가 어떻게 되는지를 작년 11월 조세심판원 결정과 함께 정리하겠습니다.
증여재산공제, 2026년 현행 기준

정확한 이름은 증여재산공제입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53조가 정하고 있고, 누구에게 받느냐에 따라 한도가 다릅니다. 여기에 2024년부터 생긴 혼인·출산 공제가 제53조의2로 따로 있습니다.
두 가지를 짚어 두겠습니다. 첫째, 10년 합산입니다. 같은 사람에게 10년 안에 받은 공제액을 다 더해서 한도까지만 공제됩니다. 아버지에게 5년 전 3천만원을 받았다면 이번에는 2천만원까지만 공제됩니다. 부모와 조부모는 같은 직계존속이라 한 묶음이고, 아버지와 어머니도 따로가 아니라 합쳐서 5천만원입니다.
둘째, 현행 조문은 직계존속에 수증자의 직계존속과 혼인 중인 배우자를, 직계비속에 수증자와 혼인 중인 배우자의 직계비속을 포함합니다. 계부·계모와 배우자의 자녀가 여기 들어옵니다. 재혼 가정이라면 실무에서 자주 문제가 되는 부분입니다.
조문의 첫 단어가 오늘 글의 핵심입니다
제53조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거주자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으로부터 증여를 받은 경우에는」. 받는 사람이 비거주자면 이 조문 전체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배우자 6억원도, 자녀 5천만원도, 혼인·출산 공제 1억원도 없습니다.
공제되는 줄 알고 신고하지 않았습니다

조세심판원 조심 2025서3652 사건입니다. 2025년 11월 25일 결정입니다.
남편은 1999년부터 국내에서 법인을 운영해 온 사업가입니다. 2005년 4월 서울 서초구의 상가를 사서 임대업을 했습니다. 2009년 가족 전원이 미국 영주권을 받아 출국했고, 1984년생과 1986년생 두 자녀는 미국 시민권을 얻어 현지에 취업했습니다. 부부는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살았습니다.
2024년 7월 9일, 남편은 그 상가를 아내에게 증여했습니다. 증여세는 신고하지 않았습니다. 배우자 공제 6억원 안에 들어온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아흐레 뒤 아내는 상가를 사업장으로 사업자등록을 하고 임대차계약을 새로 맺었습니다. 계약서의 임대인 대리인은 남편 회사 직원이었습니다. 이듬해 종합소득세도 거주자로 신고했습니다.
2025년 7월 7일 세무서가 움직였습니다. 아내를 비거주자로 보아 배우자 공제 6억원을 빼지 않고 증여세를 계산했고, 받는 사람이 비거주자이니 증여자인 남편에게 연대납세의무로 고지했습니다. 남편은 8월 20일 심판청구를 냈습니다.
부부는 이렇게 다퉜습니다
주장은 세 갈래였습니다. 첫째, 아내는 한국 국적이고 주민등록이 살아 있으며 국내에서 사업장을 실제로 운영하고 있다. 둘째, 남편이 건강 문제로 국내 대학병원에서 장기 치료를 받아야 해서 아내가 간병하러 영구 귀국할 예정이고, 미국에서 돌아오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으며 항공편도 예약했다. 셋째, 아내는 안양에 재개발 예정 토지도 갖고 있어 2028년 말 아파트가 준공되면 부부가 실거주하며 국내에 정착할 계획이다.
법리도 들었습니다. 소득세법 시행령 제2조 제4항은 외국 영주권자라도 국내에 생계를 같이하는 가족이 있고 직업과 자산 상태로 보아 다시 입국해 국내에 거주할 가능성이 있으면 거주자로 본다는 뜻이고, 대법원도 183일 이상 거주를 요할 정도로 직장·근무관계가 유지되거나 자산의 관리·처분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이는 경우처럼 우리나라와 장소적 관련성이 밀접하면 거주자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심판원의 답

조세심판원은 기각했습니다. 판단의 틀은 소득세법 시행령 제2조 제4항입니다. 외국 영주권자로서 국내에 생계를 같이하는 가족이 없고, 직업과 자산 상태로 보아 다시 입국해 주로 국내에 거주하리라고 인정되지 않으면 국내에 주소가 없는 것으로 봅니다.
결론은 부부의 주된 생활 근거지, 결정문 표현으로는 중대한 이해관계의 중심지가 미국이라는 것입니다. 이 표현은 한미조세협약 제3조가 이중거주자를 가리는 기준으로 쓰는 말입니다. 국적과 주민등록만으로는 거주자가 되지 않았고, 사업자등록을 하고 종합소득세를 거주자로 신고한 것도 결론을 바꾸지 못했습니다. 임대차계약을 남편 회사 직원이 대리했다는 점은 오히려 국내에 살며 관리해야 할 재산이 아니라는 근거로 쓰였습니다.
귀국 계획에 대해서는 처분청이 이렇게 답했습니다. 입국 절차를 밟고 있고 앞으로 한국에서 거주하리라고 인정할 사실관계가 있다 하더라도, 증여시기인 2024년 7월에는 국내에 생계를 같이하는 가족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판단 기준일이 증여일 현재라는 뜻입니다.
제가 이 결정을 읽고 든 생각
이 사건은 억울한 사건이 아닙니다. 부부가 15년을 미국에서 살았고 자녀도 거기 있습니다. 세법이 그분들을 비거주자로 보는 것은 맞습니다. 제가 눈여겨본 것은 다른 데 있습니다. 이 부부는 아마 배우자 공제 6억원을 믿고 신고를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한국 사람이고 한국 재산이니 당연히 된다고 생각한 것이지요. 그 믿음 하나로 6억원 공제가 사라지고, 무신고가산세까지 붙고, 남편에게 연대납세 고지가 갔습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해외 자녀에게 재산을 넘기려는 부모님 대부분이 같은 믿음을 갖고 계십니다. 세무사가 먼저 물어야 할 질문은 얼마를 주실 거냐가 아니라 받는 분이 지금 어디서 사느냐입니다. 그 답에 따라 공제가 있고 없고가 갈리고, 신고 방식도 납세자도 달라집니다.
부산 사례로 계산해 보겠습니다

이 사건 금액은 결정문에서 가려져 있어 부산의 가상 사례 두 개로 구조만 보여 드리겠습니다. 증여세율은 1억원 이하 10퍼센트, 5억원 이하 20퍼센트, 10억원 이하 30퍼센트, 30억원 이하 40퍼센트이고, 기한 내 신고하면 3퍼센트 세액공제가 있습니다.
자녀 사례는 약 970만원 차이입니다. 5천만원 공제가 사라지고 그 금액에 20퍼센트 세율이 붙은 결과입니다. 배우자 사례는 약 2억 2천만원 차이입니다. 6억원 공제가 사라지면서 과세표준이 15억원으로 올라가 세율 구간까지 30퍼센트에서 40퍼센트로 바뀌기 때문입니다. 이 사건이 바로 이 구조입니다. 공제 하나가 아니라 세율 구간까지 같이 움직입니다.
납부 책임도 다릅니다. 받는 사람이 거주자면 그 사람이 냅니다. 비거주자면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조의2 제6항 제3호에 따라 증여자가 연대해서 납부할 의무를 집니다. 해외 자녀에게 주고 나서 자녀가 안 내면 부모에게 고지서가 옵니다.
거주자인지 어떻게 판단하나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조 제8호는 국내에 주소를 두거나 183일 이상 거소를 둔 사람을 거주자라고 합니다. 판정은 소득세법 시행령을 따릅니다. 주소는 국내에서 생계를 같이하는 가족이 있는지, 국내에 자산이 있는지 같은 생활관계의 객관적 사실로 판정합니다.
- 계속하여 183일 이상 국내에 거주할 것을 통상 필요로 하는 직업이 있으면 국내에 주소가 있는 것으로 봅니다.
- 국내에 생계를 같이하는 가족이 있고 직업과 자산 상태로 보아 계속하여 183일 이상 거주할 것으로 인정되면 역시 주소가 있는 것으로 봅니다.
- 반대로 외국 영주권자로서 국내에 생계를 같이하는 가족이 없고 다시 들어와 주로 국내에 거주하리라고 인정되지 않으면 주소가 없는 것으로 봅니다. 이 사건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 비거주자가 거주자로 되는 시점은 국내에 주소를 둔 날, 주소가 있는 것으로 보는 사유가 생긴 날, 또는 국내 거소 기간이 183일이 되는 날입니다.
실무에서는 증여일 전후의 출입국 기록이 가장 먼저 나옵니다. 그다음이 가족 거주지, 직업, 자산, 건강보험과 국민연금 납부 내역입니다. 이 사건 결정문에도 그 순서로 표가 붙어 있습니다. 국적과 주민등록은 참고자료일 뿐 결정적 요소가 아닙니다.
실무에서 놓치기 쉬운 지점

첫째, 유학 중인 자녀는 대부분 거주자입니다. 학업 목적의 일시 출국이고 생계를 같이하는 부모가 국내에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졸업 후 현지에 취업하고 결혼해서 눌러앉은 자녀입니다. 이때부터 비거주자로 바뀝니다. 언제 바뀌었는지가 애매하니 증여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둘째, 받는 사람이 비거주자면 국내에 있는 재산에만 한국 증여세가 붙습니다. 다만 거주자가 비거주자에게 국외 재산을 주는 경우에는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제35조가 증여자에게 증여세를 물립니다. 면제되려면 수증자가 특수관계인이 아니고 그 재산에 외국 증여세가 부과되어야 하는데, 자녀는 특수관계인이라 이 면제를 받을 수 없습니다. 재산이 어디 있느냐와 받는 사람이 어디 사느냐를 같이 봐야 합니다.
셋째, 신고 의무는 그대로입니다. 증여받은 날이 속한 달의 말일부터 3개월 안에 신고해야 하고, 이 기한은 거주자와 비거주자가 같습니다. 이 사건처럼 공제되는 줄 알고 무신고하면 가산세가 더해집니다.
넷째, 순서를 바꾸면 됩니다. 귀국해서 생활 근거를 옮긴 뒤에 증여하면 거주자로서 공제를 받습니다. 급하게 증여할 이유가 없다면 먼저 돌아오고 나서 주는 것이 맞습니다.
다섯째, 10년 합산은 거주자였을 때 받은 공제도 포함합니다. 한국에 살 때 5천만원을 공제받고 출국한 자녀가 나중에 귀국해 다시 받으면, 앞의 공제가 10년 안이면 합산됩니다.
21년 현장에서 드리는 말씀
해외에 자녀나 배우자가 있는 집의 상담은 순서를 정해 두고 진행합니다. 받는 분의 최근 3년 출입국 기록을 먼저 보고, 그다음 가족과 직업과 자산이 어느 나라에 있는지를 표로 만듭니다. 그 표가 거주자 쪽이면 공제를 전제로 설계하고, 비거주자 쪽이면 귀국 후 증여, 국내 재산 대신 다른 방식, 아니면 공제 없이 가되 연대납세를 감안한 자금 계획, 이렇게 세 갈래로 나눠 비교합니다. 금액을 먼저 정하고 나중에 거주자 여부를 확인하면 설계를 다시 해야 합니다.
그리고 하나만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가업승계에서도 같은 문제가 나옵니다. 회사를 물려받을 자녀가 해외에 있으면 가업승계 증여세 과세특례 자체가 거주자 요건에 걸립니다. 지분을 넘기기 전에 자녀의 거주자 지위부터 정리하는 것이 승계 설계의 첫 단추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 Q. 미국 시민권자 자녀에게 부산 아파트를 주면 증여세가 얼마나 나오나요?
- 자녀가 비거주자라면 5천만원 공제 없이 아파트 시가 전체가 과세표준입니다. 3억원이면 약 4,850만원입니다. 그리고 자녀가 내지 않으면 부모가 연대해서 내야 합니다.
- Q. 자녀가 한국에 들어와서 6개월 살고 나서 증여받으면 되나요?
- 국내 거소 기간이 183일이 되는 날부터 거주자입니다. 다만 목적이 증여만을 위한 일시 체류로 보이면 다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직장, 가족, 건강보험 같은 생활관계가 함께 옮겨오는 것이 안전합니다.
- Q. 배우자 6억원 공제는 해외 거주 배우자에게는 안 되나요?
- 받는 배우자가 거주자여야 합니다. 이 사건이 그 예입니다. 부부가 함께 해외에 살면 두 사람 다 비거주자라 공제가 없습니다.
- Q. 부모가 해외에 살고 자녀가 한국에 사는 경우는요?
- 받는 사람인 자녀가 거주자면 5천만원 공제가 됩니다. 공제는 받는 사람 기준입니다. 주는 사람이 어디 사는지는 공제와 관계없습니다.
- Q. 해외 사는 자녀에게 현금을 송금하면 세무서가 아나요?
- 외국환거래 기록이 국세청에 통보되고, 나중에 자녀가 국내 재산을 취득하거나 부모의 상속이 개시될 때 자금흐름이 드러납니다. 국내 계좌에서 나간 돈은 국내에 있는 재산의 증여로 봅니다.
출처
- 조세심판원 조심 2025서3652 (2025. 11. 25. 기각)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조 제8호, 제4조의2 제1항·제6항, 제26조, 제53조, 제53조의2, 제68조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2조
- 소득세법 시행령 제2조, 제2조의2, 제4조
-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제35조 (국외 증여에 대한 증여세 과세특례)
- 한미조세협약 제3조 (과세상의 주소)
- 대법원 2014. 11. 27. 선고 2013두16876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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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의 결론은 취득·양도 시기와 재산의 종류, 가족 구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제 신고 전에는 반드시 세무 전문가의 검토를 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