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고지서, 그냥 내야 하는 걸까요
국세청이 매긴 세금 여섯 건 중 한 건은 다투면 뒤집힙니다. 고지서에는 다툴 수 있는 관문이 다섯 개 있고 그중 하나는 고지서가 나오기 전에 이미 열려 있습니다. 세무서가 5년 7개월을 묵혔다가 제척기간 열흘 전에 고지한 사건은 세금 계산이 맞았는데도 절차 위반으로 취소됐습니다.
글 · 박성일 세무사 (세무법인한영 서면지점 대표세무사)

핵심 요약
- 01고지서에 걸린 관문은 다섯 개입니다. 과세전적부심사 30일, 이의신청·심사청구·심판청구 90일, 행정소송 90일.
- 02심사청구와 심판청구는 같은 처분에 중복해서 낼 수 없고, 둘 중 하나를 거치지 않으면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없습니다.
- 03세무서가 정당한 사유 없이 오래 묵혔다가 제척기간이 임박해 통지해 과세전적부심사 기회를 잃게 했다면 그 처분은 절차 위반으로 취소됩니다.
- 04그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는 증명은 세무서가 해야 합니다.
- 05불복해도 집행은 멈추지 않습니다. 낼 수 있으면 내고 다투는 쪽이 계산상 유리합니다.
국세청이 매긴 세금 여섯 건 중 한 건은 납세자가 다투면 뒤집힙니다. 2021년부터 2025년까지 5년간 이의신청과 심사청구 1만 7,839건 중 3,058건, 16.9퍼센트가 인용됐습니다. 세목별로는 이의신청에서 양도소득세가 485건, 심사청구에서 양도소득세가 96건으로 각각 최상위권입니다.
양도세는 사실관계가 사람마다 다르고 비과세·감면 요건이 촘촘해서, 세무서가 자료만 보고 매긴 세금이 실제와 어긋나는 일이 다른 세목보다 잦습니다. 상담에서 양도세 고지서를 들고 오시는 분 대부분이 「이거 그냥 내야 하는 거죠」라고 물으십니다. 아닙니다. 고지서에는 다툴 수 있는 관문이 다섯 개 있고, 그중 하나는 고지서가 나오기 전에 이미 열려 있습니다.
다섯 관문 — 고지서 전에 하나, 고지서 뒤에 넷
첫 관문은 과세전적부심사입니다. 세무서는 100만원 이상을 고지하려면 먼저 과세예고통지를 보내야 하고(국세기본법 제81조의15 제1항), 통지를 받은 사람은 30일 안에 그 내용이 적법한지 심사해 달라고 청구할 수 있습니다. 세무서나 지방국세청의 국세심사위원회가 30일 안에 결정하고, 채택되면 고지서 자체가 나오지 않습니다. 세무조사 결과통지를 받았을 때도 같습니다. 다만 통지일부터 부과제척기간 만료일까지 3개월 이하면 이 청구를 할 수 없습니다(제3항 제3호). 오늘 사건의 쟁점이 바로 이 조항입니다.
고지서를 받은 뒤에는 넷입니다. 이의신청은 고지서를 받은 날부터 90일 안에 세무서장이나 지방국세청장에게 하고 30일 안에 결정이 나옵니다. 거쳐도 되고 건너뛰어도 됩니다. 심사청구는 국세청장에게, 심판청구는 조세심판원에, 둘 다 90일 안에 하되 같은 처분에 중복해서 낼 수 없습니다(제55조 제9항). 이의신청을 거쳤으면 그 결정통지를 받은 날부터 다시 90일입니다.
마지막이 행정소송인데, 심사청구나 심판청구를 거치지 않으면 제기할 수 없고(제56조 제2항) 결정통지를 받은 날부터 90일 안에 내야 합니다. 이 90일은 불변기간이라 하루라도 넘기면 끝입니다.

사건 — 5년 7개월 묵혔다가 열흘 전에 고지
조세심판원 조심 2025인3976 사건입니다. 청구인은 2014년 12월 4일 토지 230.3제곱미터를 사서 그 위에 상가 겸용 주택 493.68제곱미터를 신축했습니다. 건축물대장상 다가구주택으로 1층은 옥내주차장과 음식점, 2층 2세대, 3층 2세대, 4층 1세대입니다. 2019년 9월 9일 토지와 건물을 일괄 양도하고 10월 31일 양도세를 신고했습니다. 다가구주택은 하나의 주택이니 1세대 1주택 고가주택 비과세를 적용하고, 건물 취득가액은 사용승인일 기준으로 소급 감정한 금액을 썼습니다.
세무서는 2020년 1월 8일 이 신고를 과세자료로 선정했습니다. 그리고 5년 7개월 동안 아무 연락이 없었습니다. 해명자료 안내도, 조사도 없었다는 점은 세무서도 다투지 않았습니다.
2025년 4월 1일 세무서는 과세예고통지를 보냈습니다. 옥탑 49.5제곱미터가 주택으로 쓰여 주택 층수가 3개 층을 넘으니 다가구가 아니라 다세대주택이고, 따라서 비과세는 안 되며, 건물 취득가액은 소급감정이 아니라 환산가액이라는 내용입니다. 통지서에 붙은 안내문에는 「30일 안에 과세전적부심사를 청구할 수 있다」는 말과 함께 「과세예고통지일부터 부과제척기간 만료일까지 3개월 이하면 청구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2019년 귀속 양도세의 제척기간 만료일은 2025년 5월 31일, 통지일부터 60일 남은 시점이었습니다. 청구인은 세무서를 찾아가 항의했지만 세무서는 5월 20일, 제척기간 만료 열흘 전에 고지했습니다. 청구인은 5월 26일 이의신청을 거쳐 9월 17일 심판청구를 했습니다.
세무서의 논리는 조문 그대로였습니다. 통지일부터 제척기간 만료까지 3개월 이하이면 과세전적부심사 대상이 아니라고 법에 적혀 있고, 제척기간 안이기만 하면 언제 부과하든 세무서의 권한이며, 이의신청과 심판청구로 다툴 기회는 어차피 보장돼 있다는 것입니다. 참고로 옥탑 때문에 다세대라는 판단과 환산가액 적용 자체에 대해서는 청구인도 다투지 않았습니다.
심판원의 답 — 세금이 맞아도 절차가 틀리면 취소
심판원은 2025년 12월 11일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논거는 이렇습니다. 과세예고통지의 대상이 아니거나 과세전적부심사를 건너뛸 수 있는 예외사유가 없는데도 그 기회를 주지 않고 과세하면 납세자의 절차적 권리를 침해한 중대한 하자가 있어 위법하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이고, 제81조의15 제3항의 예외는 긴급한 과세 필요가 있는 경우를 위한 것이다.
세무서가 정당한 사유 없이 스스로 과세행정을 장기간 해태해 제척기간 만료가 임박한 시점에야 과세예고통지를 하는 바람에 납세자가 과세전적부심사 기회를 잃었다면 그것은 예외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렇게 보지 않으면 세무서가 일부러 제척기간 임박 시점에 통지해서 과세전적부심사를 피할 수 있게 되고, 납세자의 절차적 권리가 세무서의 선택에 좌우된다.
정당한 사유의 증명책임은 세무서에
3개월 이하 사유로 과세전적부심사를 생략하려면, 세무서의 귀책 없이 부득이하게 제척기간이 임박했다는 정당한 사유가 추가로 인정되어야 하고 그 증명은 세무서가 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세무서는 2019년 신고 이후 해명자료 요구도 조사도 없이 지연 사유를 제시하지 못한 채 제척기간 60일 전에 통지했으니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다는 결론입니다. 같은 취지의 선례로 조심 2023서7901(2023. 10. 20.)이 인용됐습니다.
제가 이 결정을 읽고 든 생각
세금 계산이 맞았는데 세금이 취소됐습니다. 옥탑을 주택으로 썼으면 다세대가 맞고, 비과세를 잘못 받은 것도 맞고, 소급감정을 취득가액으로 못 쓰는 것도 맞습니다. 그런데도 취소된 이유는 국세기본법이 정한 순서를 세무서가 지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결정이 옳다고 봅니다. 제척기간은 세무서에 주어진 시간이지 납세자의 권리를 줄이는 시간이 아닙니다. 5년 7개월을 쓰지 않고 있다가 마지막 60일에 「이제 3개월이 안 남았으니 사전 심사는 없다」고 하는 것은 조문의 글자는 맞지만 조문을 만든 이유와는 반대입니다.
다만 이 사건에서 납세자가 얻은 것이 무엇인지는 냉정하게 봐야 합니다. 취소는 됐지만 제척기간이 이미 지났으니 세무서가 다시 부과할 길은 원칙적으로 막혔습니다. 결과적으로 비과세를 잘못 받은 세금을 안 내게 된 셈인데, 이것은 이 납세자가 잘해서라기보다 세무서가 5년 7개월을 흘려보낸 대가입니다.
상담에서 이런 사건을 소개하면 「그럼 세무서가 늦게 고지하면 무조건 취소되느냐」고 물으시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세무서가 조사를 하고 있었거나 해명자료를 요구했거나 자료가 뒤늦게 통보되는 등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3개월 이하 예외가 그대로 적용됩니다. 핵심은 「세무서가 왜 이제야 통지했는가」를 세무서가 설명할 수 있느냐이고, 그 설명은 세무서가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앞서 다룬 부산 미등기 전매 사건이 「과세기간이 틀려서 취소」, 이 사건이 「절차가 틀려서 취소」입니다. 둘 다 세액 자체를 다툰 것이 아닙니다. 6건 중 1건이 뒤집힌다는 통계 안에는 이런 사건이 상당수 들어 있을 것입니다. 고지서를 받으면 세액 계산만 보지 마시고 과세예고통지가 왔는지, 통지일과 제척기간 만료일 사이가 얼마인지, 귀속연도가 맞는지, 송달일이 언제인지를 먼저 보셔야 하는 이유입니다.
다투는 동안 세금은 어떻게 되나

불복을 해도 세금 집행은 멈추지 않습니다(국세기본법 제57조). 고지서의 납부기한이 지나면 미납세액의 3퍼센트가 붙고 그 뒤로는 월 단위로 납부지연가산세가 쌓입니다. 반대로 냈다가 이기면 환급가산금이 붙어서 돌아옵니다. 해운대 아파트 양도세 1억원을 고지받고 9개월을 다툰 두 경우를 가상으로 비교합니다.
A는 1억원을 내고 다퉈서 이긴 경우입니다. 본세 1억원이 돌아오고 연 3.1퍼센트의 환급가산금 약 229만원이 붙습니다. B는 내지 않고 다퉜다가 진 경우입니다. 지정납부기한 미납 3퍼센트 300만원에 월 0.67퍼센트씩 9개월치 약 603만원이 더해져 약 903만원을 얹어 냅니다. 이길 자신이 있어도 낼 수 있으면 내고 다투는 쪽이 계산상 유리한 이유입니다.
자금이 없으면 납부기한 연장이나 분할납부를 먼저 신청하시고, 중대한 손해가 예상되면 재결청에 집행정지를 신청할 수도 있습니다(제57조 제1항 단서). 참고로 납부지연가산세는 지정납부기한 다음 날부터는 월 1만분의 67로 계산하고, 그 기간이 5년을 넘으면 5년까지만 붙습니다.
21년 현장에서 드리는 팁

고지서를 들고 오시면 저는 봉투부터 봅니다. 언제 받으셨는지, 과세예고통지가 먼저 왔는지, 그 통지에 「3개월 이하」 문구가 있는지. 세액 검토는 그다음입니다. 그리고 달력에 60일째를 적습니다. 90일 기한을 마지막 주에 맞추면 서류 보정이나 송달 다툼 한 번에 각하가 되기 때문입니다.
사실관계 자료는 이의신청 단계에서 전부 냅니다. 심판청구에서 처음 내는 자료는 재조사로 돌려보내지는 일이 많고, 그 사이 시간이 갑니다.
가업승계와 M&A에서는 이 절차가 거래 일정과 부딪힙니다. 지분 매각 전에 회사에 걸린 과세예고통지나 심판청구가 있으면 매수인은 우발채무로 보고 가격을 깎습니다. 매각 준비 단계에서 진행 중인 불복 건을 먼저 정리하거나, 결정 예상 시점을 계약 조건에 반영하시라고 안내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 Q. 이의신청을 하면 심판청구 기간이 줄어드나요?
- 아닙니다. 이의신청 결정통지를 받은 날부터 다시 90일입니다. 다만 이의신청에서 세무서의 의견서를 미리 받아 볼 수 있어 심판청구 준비에는 도움이 됩니다.
- Q. 심사청구와 심판청구 중 무엇이 유리한가요?
- 같은 처분에 둘 다 낼 수는 없습니다. 5년 평균 인용률은 심사청구 18.9퍼센트, 이의신청 16.5퍼센트입니다. 실무에서는 사실관계 다툼이 많은 양도세는 심판청구를 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Q. 과세예고통지를 받았는데 30일이 지났습니다.
- 과세전적부심사는 못 하지만 고지서가 나오면 이의신청·심판청구 90일이 다시 시작됩니다. 사전 구제를 놓쳤을 뿐 사후 구제는 그대로입니다.
- Q. 90일은 고지서 날짜부터인가요?
- 받은 날부터입니다. 우편 송달일, 전자송달이면 열람일 기준이라 언제 받았는지 기록해 두셔야 합니다. 배우자가 대신 받아도 송달은 됩니다.
- Q. 심판원에서 재조사 결정이 나오면 끝인가요?
- 세무서가 재조사해 처분을 다시 하고, 그 처분에 불복하면 같은 재결청에 다시 청구하거나 바로 행정소송을 낼 수 있습니다.
출처
- 조세심판원 조심 2025인3976 (2025. 12. 11. 취소)
- 조세심판원 조심 2023서7901 (2023. 10. 20.)
- 국세기본법 제55조, 제56조, 제57조, 제61조, 제65조, 제66조, 제68조, 제81조의15
- 국세기본법 제26조의2 (부과제척기간), 제47조의4 (납부지연가산세)
- 국세기본법 시행령 제27조의4, 시행규칙 제19조의3 (환급가산금 이율)
- 국세청 자료 — 2021~2025년 이의신청·심사청구 처리 현황 (2026. 9. 언론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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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의 결론은 취득·양도 시기와 재산의 종류, 가족 구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제 신고 전에는 반드시 세무 전문가의 검토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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