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괄공제 5억, 29년째 그대로입니다
일괄공제 5억은 1997년에 기초공제와 인적공제를 더해 만든 합계입니다. 부품은 2016년에 올랐는데 합계만 그대로여서 같은 산식이면 7억 6천만원이 됩니다. 그 5억조차 못 받는 다섯 경우를 조문과 심판례로 정리했습니다.
글 · 박성일 세무사 (세무법인한영 서면지점 대표세무사)

핵심 요약
- 01일괄공제는 5억 고정이 아니라 기초공제 2억과 그 밖의 인적공제를 합친 금액과 5억 중 큰 금액입니다. 자녀가 많거나 장애인 상속인이 있으면 합계가 더 클 수 있습니다.
- 02배우자가 단독으로 상속받으면 5억이라는 선택지가 없어지고 기초공제와 인적공제 합계로만 공제합니다.
- 03비거주자가 사망하면 일괄공제도 배우자공제도 없습니다. 비거주자를 포함하는 조문은 기초공제 2억뿐입니다.
- 0410년 안에 사전증여가 있고 상속세 과세가액이 5억을 넘으면 그 증여재산에서 증여재산공제를 뺀 금액만큼 상속공제 한도가 깎입니다.
- 05세금이 0원이어도 신고해야 인적공제 합계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기한 후 신고도 신고에 포함됩니다.
상속세 상담에서 가장 많이 듣는 문장이 5억까지는 세금이 없다면서요입니다. 일괄공제 5억원 이야기입니다. 이 숫자는 1997년 1월 1일 시행된 상속세및증여세법에서 나왔고 올해로 스물아홉 해째 그대로입니다. 머니투데이가 10월 5일과 6일 1996년 재정경제원 문서를 찾아 보도했는데, 5억은 임의로 정한 숫자가 아니라 기초공제 2억에 자녀공제와 미성년자공제, 장애인공제를 더해 만든 합계였습니다.
그 부품들은 2015년 12월 개정으로 2016년부터 올랐는데 합계만 그대로여서, 같은 산식에 지금 금액을 넣으면 7억 6천만원이 된다는 것입니다. 국회에는 9월 29일 과세기준 현실화를 촉구하는 결의안이 올라갔습니다. 다만 결의안은 촉구이지 법이 아닙니다. 지금 신고하는 분은 5억이고, 그 5억도 못 받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5억은 어떻게 만들어진 숫자인가

상증세법 제21조 제1항은 기초공제와 그 밖의 인적공제를 합친 금액과 5억원 중 큰 금액을 공제한다고 돼 있습니다. 1997년 시행 당시 인적공제는 자녀 1명 3천만원, 미성년자 연 500만원씩 20세에 달하기까지, 60세 이상 3천만원, 장애인 연 500만원씩 75세에 달하기까지였습니다. 보도된 1996년 문서의 산식은 기초공제 2억에 자녀 2명 6천만원, 미성년자공제 9천만원, 장애인공제 1억 5천만원을 더한 5억이었습니다. 미성년자는 9세와 13세, 장애인은 30년 생존을 가정한 숫자입니다.
2015년 12월 15일 법률 제13557호 개정으로 2016년부터 자녀공제는 5천만원, 미성년자와 장애인은 연 1천만원, 연로자는 65세 이상 5천만원이 됐습니다. 같은 가정을 그대로 넣으면 기초 2억에 자녀 1억, 미성년자 1억 6천만원, 장애인 3억을 더해 정확히 7억 6천만원이 나옵니다. 7억 8천만원이 아닌 이유는 미성년자공제 기준이 20세에서 19세로 낮아져 연수가 18년에서 16년으로 줄었기 때문입니다. 장애인공제도 2010년 개정으로 75세 기준이 기대여명으로 바뀌었으니, 두 시점을 나란히 볼 때는 이 기준 변경을 함께 보셔야 합니다.
실무에서 이 산식이 중요한 이유는 하나입니다. 일괄공제는 5억 고정이 아니라 기초공제와 인적공제 합계와 비교해 큰 쪽입니다. 자녀가 셋이고 그중 미성년자가 있거나 장애인 상속인이 있으면 합계가 5억을 넘는 경우가 있고, 그때는 5억이 아니라 그 합계를 공제합니다. 신고서를 만들 때 인적공제부터 셈하는 이유입니다.
일괄공제 5억이 없거나 줄어드는 다섯 경우

첫째, 배우자가 단독으로 상속받으면 제21조 제2항에 따라 기초공제와 인적공제 합계로만 공제합니다. 일괄공제 조문이 통째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5억이라는 선택지가 없어지는 구조입니다. 대신 배우자공제가 최소 5억이라 결과가 크게 나빠지지는 않지만, 자녀가 있는데 협의분할로 배우자가 전부 받는 경우를 단독상속으로 볼지는 해석이 갈릴 수 있어 신고 전에 확인하실 부분입니다.
둘째, 피상속인이 비거주자면 기초공제 2억뿐입니다. 별도의 적용범위 조항이 있는 것이 아니라 각 조문의 문언 때문입니다. 제18조만 거주자나 비거주자의 사망이라고 쓰고 있고, 배우자공제의 제19조 제1항과 인적공제의 제20조 제1항, 일괄공제의 제21조 제1항, 금융재산공제의 제22조 제1항은 모두 거주자의 사망으로 한정합니다. 해외에서 오래 사시다 돌아가신 부모님의 국내 재산을 상속받는 분들이 자주 걸립니다.
셋째가 오늘 사건의 사전증여 한도이고, 넷째는 선순위 상속인이 아닌 사람에게 유증한 재산이 공제 한도에서 빠진다는 것, 다섯째는 신고를 안 하면 5억만 공제돼 인적공제 합계가 더 커도 고를 수 없다는 것입니다. 다섯째와 관련해 한 가지 덧붙이면, 2019년 말 개정으로 국세기본법에 따른 기한 후 신고도 여기서 말하는 신고에 포함됩니다. 늦었다고 포기하실 일이 아닙니다.
사건 — 사전증여 때문에 일괄공제가 깎였습니다
2016년 9월 4일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신고기한을 넘겨 2019년 1월 31일 기한 후 신고를 한 분이 있습니다. 상속재산에서 일괄공제와 금융재산공제를 빼니 납부할 세액이 없었습니다. 세무서는 2019년 6월 24일부터 9월 11일까지 조사해 누락된 보험금을 더했고, 하나를 더 적용했습니다. 상속 개시 5년 전에 피상속인이 특수관계자 3인에게 비상장주식을 싸게 넘겨 증여가 있었는데, 그 증여재산가액에서 증여재산공제 1천만원씩을 뺀 금액을 상속세 과세가액에서 차감한 것을 상속공제의 한도로 삼은 것입니다. 상증세법 제24조 제3호이고, 과세가액이 5억을 넘을 때만 적용되는 규정인데 이 사건은 넘었습니다. 그래서 일괄공제 중 한도를 넘는 부분이 부인됐고 11월 6일 상속세가 고지됐습니다.
납세자의 주장은 이렇습니다. 제24조에 과세가액 5억 초과 시에만 적용한다는 단서가 생긴 것은 사전증여가 소액인 경우까지 징벌하지 않겠다는 뜻이니 최소한 일괄공제 5억은 보장해야 하고, 과세가액이 5억을 조금만 넘어도 사전증여 전부를 한도에서 빼는 것은 문턱효과가 커서 조세평등에 어긋난다는 것입니다. 조세심판원은 2020년 4월 27일 기각했습니다(조심 2020구0102). 제24조가 제21조도 적용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으니 일괄공제도 한도 안에서만 받는 것이고, 5억 초과라는 적용 범위는 입법자의 합리적인 선택에 의한 재량범위 내의 입법이며, 입법부작위에 대한 위헌심사청구는 심판원의 심리 대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제가 이 결정을 읽고 든 생각
결론은 조문대로입니다. 그런데 납세자가 든 예가 뼈아픕니다. 자녀가 여럿인 집에서 사전증여가 공제 범위 안이면 상속세가 0인데, 한 명에게 조금 더 줬다는 이유로 과세가액이 5억을 넘는 순간 사전증여 전부가 한도에서 빠져 세금이 생깁니다. 입법자가 단서를 넣을 때 이 문턱을 몰랐을 리 없고, 심판원도 입법 재량이라고만 했습니다. 저는 이 문턱이 29년 동결과 같은 뿌리의 문제라고 봅니다. 5억이라는 숫자가 공제액이자 한도 적용의 문턱이라 숫자 하나가 두 군데서 사람을 가릅니다. 일괄공제가 올라간다면 그 문턱도 같이 움직여야 합니다.
실무 조언은 분명합니다. 10년 안에 사전증여가 있는 집은 상속세 신고 전에 과세가액에서 증여재산가액과 증여재산공제의 차액을 뺀 금액을 먼저 계산해야 합니다. 그 숫자가 5억보다 작으면 일괄공제는 그 숫자까지입니다. 사전증여를 설계할 때도 증여세가 적다만 보지 말고 상속 때 공제 한도를 얼마나 깎는지 같이 봐야 합니다. 저는 증여 상담에서 반드시 이 한도 계산을 한 줄 넣어 드립니다.
한도가 0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제24조 제1호는 선순위인 상속인이 아닌 자에게 유증한 재산을 한도에서 뺍니다. 재산 전부를 그런 사람에게 유증하면 한도가 0이 되어 일괄공제는커녕 기초공제 2억도 남지 않습니다. 입양 신고가 없던 의붓자녀가 계모의 재산 전부를 유증받은 사건에서 실제로 그런 결과가 나왔습니다(조심 2025서0080).
해운대 가상 사례 — 5억과 7억 6천만원의 차이

가상의 사례입니다. 해운대 아파트 10억과 예금 5억, 상속재산 15억을 배우자와 자녀 둘이 상속합니다. 배우자는 법정상속분만큼 받아 배우자공제 6억 4,286만원, 금융재산공제 1억, 사전증여는 없고 채무와 장례비는 단순화해 뺐습니다. 현행 일괄공제 5억이면 과세표준 2억 5,714만원에 납부세액 약 4,019만원이고, 산식을 재적용한 7억 6천만원이면 과세표준이 0이라 세금이 없습니다.
부산에서 15억 상속은 드물지 않은 규모이고, 이 구간 가족에게 일괄공제 2억 6천만원 차이는 세금 4천만원 차이입니다. 다만 같은 가족이 자녀 한 명에게 10년 안에 3억을 증여했다면 현행에서는 공제 한도가 15억에서 2억 5천만원을 뺀 12억 5천만원이 되는데, 이 사례는 세 공제를 합쳐도 한도 안이라 영향이 없습니다. 재산 규모가 작고 증여가 컸던 집에서는 사건처럼 일괄공제가 깎입니다.
21년 현장에서 드리는 팁
제 사무소는 상속세 상담 첫날 세 가지를 묻습니다. 상속인이 누구인지, 피상속인이 거주자였는지, 10년 안에 증여가 있었는지. 세 질문이 일괄공제 5억의 운명을 정합니다. 배우자 혼자면 제21조 제2항, 비거주자면 기초공제 2억, 사전증여가 있으면 한도 계산입니다. 이 셋을 넘긴 뒤에야 5억과 인적공제 합계를 비교합니다. 그리고 신고를 꼭 합니다. 세금이 0이어도 신고를 해야 인적공제 합계를 고를 수 있고 금융재산공제도 받습니다.
가업승계를 준비하는 대표님께는 사전증여 한도를 더 강조합니다. 가업승계 증여특례로 주식을 미리 넘기면 그 증여재산은 기간과 관계없이 상속 때 합산되고, 제24조 한도 계산에도 들어갑니다. 특례로 증여세를 아낀 만큼 상속 때 공제가 깎이는 구조라 두 세금을 한 장에 놓고 설계해야 합니다.
정리하며
일괄공제 5억은 1997년 기초공제와 인적공제를 더해 만든 합계이고, 부품은 올랐는데 합계는 29년째 그대로입니다. 결의안은 촉구일 뿐이라 지금 신고는 5억입니다. 그 5억도 배우자 단독상속과 비거주자, 사전증여 한도, 선순위 상속인 아닌 자에 대한 유증, 무신고에서는 없거나 줄어듭니다. 해운대 15억 가상 사례에서 5억과 7억 6천만원의 차이는 세금 약 4,019만원입니다. 돌아가신 분의 재산에 10년 안 증여가 있거나 해외 거주 기간이 있다면 신고기한 전에 연락 주십시오. 세 가지 질문으로 일괄공제가 얼마인지 바로 나옵니다.
자주 묻는 질문
- Q. 자녀가 셋이고 둘이 미성년인데 일괄공제 5억보다 인적공제가 클 수 있나요.
- 기초 2억에 자녀 1억 5천만원, 미성년자 두 명이 19세까지 각각 9년과 5년 남았다면 1억 4천만원이라 합계 4억 9천만원으로 5억이 조금 큽니다. 장애인 상속인이 있으면 기대여명만큼 연 1천만원이 붙어 대부분 5억을 넘습니다. 신고서에 두 금액을 모두 적고 큰 쪽을 고르십시오. 연수를 셀 때 1년 미만의 기간은 1년으로 봅니다.
- Q. 아버지가 해외에서 10년 살다 돌아가셨습니다. 일괄공제가 되나요.
- 상속개시일 현재 피상속인이 비거주자면 일괄공제와 배우자공제가 없고 기초공제 2억만 됩니다. 국내에 생활 근거가 남아 있었는지가 거주자 판단의 쟁점이라 출입국 기록과 국내 재산 관리 내역을 먼저 보셔야 합니다.
- Q. 결의안이 통과되면 올해 돌아가신 분의 상속세도 7억 6천만원으로 계산하나요.
- 아닙니다. 결의안은 정부에 현실화를 촉구하는 것이고 법 개정이 돼야 하며, 개정이 되더라도 적용 시기는 부칙으로 정합니다. 참고로 2026년 세제개편 정부안에는 일괄공제나 배우자공제 개정이 들어 있지 않습니다. 지금 신고기한이 다가오는 분은 현행 5억으로 신고하고, 뒤에 법이 소급 적용되면 경정청구로 돌려받는 순서입니다.
- Q. 신고기한을 놓쳤습니다. 일괄공제 5억도 못 받나요.
- 5억은 받습니다. 제21조 제1항 단서는 신고가 없으면 5억으로 한다는 뜻이고, 기한 후 신고도 여기서 말하는 신고에 포함됩니다. 다만 기초공제와 인적공제 합계가 5억보다 큰 가족이라면 신고를 아예 안 했을 때 그 합계를 선택할 수 없으니 손해입니다. 가산세는 별도로 붙습니다.
출처
- 상속세및증여세법 제18조, 제19조, 제20조, 제21조, 제22조, 제24조 (현행)
- 상속세및증여세법 1997. 1. 1. 시행 전부개정본 제20조·제21조
- 조세심판원 조심 2020구0102 (2020. 4. 27. 기각)
- 조세심판원 조심 2021인5445 (2021. 12. 2. 기각)
- 조세심판원 조심 2025서0080 (2025. 4. 3. 기각)
- 머니투데이 2026. 10. 5. · 10. 6. 상속세 공제 현실화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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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의 결론은 취득·양도 시기와 재산의 종류, 가족 구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제 신고 전에는 반드시 세무 전문가의 검토를 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