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법인한영서면지점
상속세

상속세 5억·10억, 그 공제가 0원이 되는 경우

상속세 면제한도라 불리는 5억·10억에는 조건이 붙어 있습니다. 재산을 받는 사람이 법률상 상속인이어야 한다는 조건입니다. 50년을 어머니로 모신 계모의 재산을 유언으로 받았지만 입양 신고가 없었던 남매는, 상증세법 제24조 공제 한도가 0이 되어 일괄공제 5억원을 한 푼도 받지 못했습니다.

글 · 박성일 세무사 (세무법인한영 서면지점 대표세무사)

상속공제 적용의 한도 — 조세심판원 조심 2025서0080

핵심 요약

  • 01사람들이 말하는 10억은 일괄공제 5억원에 배우자 상속공제 최소 5억원을 더한 숫자입니다.
  • 02모든 상속공제는 상증세법 제24조의 한도 안에서만 적용됩니다.
  • 03한도는 과세가액에서 상속인 아닌 자에게 유증한 재산, 상속포기로 넘어간 재산, 10년 내 사전증여재산을 뺀 금액입니다.
  • 04입양 신고가 없는 의붓자녀는 인척일 뿐 상속인이 아닙니다. 함께 산 세월은 상속인 지위를 만들지 않습니다.
  • 05재산 전부를 상속인 아닌 사람에게 유증하면 한도가 0이 되어 기초공제도 일괄공제도 사라집니다.

상속세 면제한도를 검색하면 두 숫자가 나옵니다. 5억, 그리고 10억. 배우자가 계시면 10억, 안 계시면 5억까지는 상속세가 없다는 말이고 대체로 맞습니다. 그런데 이 숫자에는 조건이 붙어 있습니다. 재산을 받는 사람이 법률상 상속인이어야 한다는 조건입니다. 이 조건 하나가 빠져서 면제한도가 0원이 된 사건이 있습니다.

상속공제, 2026년 현행 기준

상증세법 제18조부터 제24조까지의 상속공제

세법에 면제한도라는 말은 없습니다. 상속공제의 합계가 재산보다 크면 낼 세금이 없어서 그렇게 부를 뿐입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18조부터 제24조까지가 공제를 정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말하는 10억은 일괄공제 5억원에 배우자 상속공제 최소 5억원을 더한 숫자입니다. 배우자가 살아 계시면 배우자가 실제로 얼마를 받든 5억원은 공제되니, 재산이 10억원 이하면 세금이 없습니다. 배우자가 안 계시면 일괄공제 5억원만 남습니다. 그래서 5억과 10억으로 갈립니다.

문제는 표의 마지막 줄입니다

위 공제들은 전부 제24조 한도 안에서만 적용됩니다. 한도는 상속세 과세가액에서 세 가지를 뺀 금액입니다. 첫째 선순위 상속인이 아닌 사람에게 유증한 재산, 둘째 선순위 상속인이 포기해서 다음 순위로 넘어간 재산, 셋째 과세가액에 가산한 10년 내 사전증여재산(셋째는 과세가액이 5억원을 넘을 때만 적용). 이 세 가지가 재산 전부에 해당하면 한도가 0이 되고, 5억이든 10억이든 공제는 없습니다.

50년을 함께 살았지만 상속인은 아니었습니다

1974년 재혼에서 2025년 심판결정에 이르는 경과

조세심판원 조심 2025서0080 사건입니다. 2025년 4월 3일 결정입니다.

1974년 5월 27일, 남매의 친아버지가 재혼해 혼인신고를 했습니다. 그때부터 새어머니는 서울의 같은 집에서 남매와 함께 살았습니다. 남매는 어머니로 모셨고 고령이 된 뒤에는 봉양했습니다. 다만 입양 신고는 하지 않았습니다. 법을 잘 몰라서였다고 남매는 말합니다.

2018년 친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그해 9월 27일 협의분할로 아버지 명의 부동산은 전부 새어머니 명의가 됐고 12월 6일 등기가 났습니다. 2023년 4월 29일, 새어머니가 89세로 돌아가셨습니다. 유언에 따라 재산 전부가 남매에게 유증됐고, 그해 5월 31일과 7월 4일 남매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접수됐습니다.

남매는 상속세를 신고하면서 금융재산 상속공제만 넣었습니다. 일괄공제 5억원은 넣지 않았습니다. 세무서는 2024년 7월 15일 신고한 대로 결정했습니다. 남매는 뒤늦게 일괄공제가 빠진 것을 알고 2024년 8월 30일 경정청구를 냈습니다. 세무서는 10월 30일 거부했습니다. 계모가 재산 전부를 상속인이 아닌 사람에게 유증했으니 상속공제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이유였습니다. 남매는 11월 26일 심판청구를 냈습니다.

심판원의 답

남매의 주장과 조세심판원의 답

조세심판원은 기각했습니다. 논리는 단순합니다. 민법 제769조는 혈족의 배우자를 인척으로 정합니다. 입양 신고가 없는 의붓자녀에게 계모는 친아버지의 배우자, 즉 인척일 뿐입니다. 양자는 입양 신고를 한 때부터 혼인 중의 출생자와 같아지고(제772조 제1항, 제878조), 제1000조 제1항은 혈족에게만 상속인 지위를 인정합니다. 함께 살았다는 사실은 상속인 지위를 만들지 않습니다.

그러면 남매는 상속인이 아니라 수유자입니다. 상속인이 아닌 사람에게 유증한 재산은 제24조 제1호에 따라 공제 한도에서 빠집니다. 이 사건은 재산 전부가 그렇게 유증됐으니 한도가 0 이하가 되고, 기초공제도 일괄공제도 적용될 수 없다는 것이 결론입니다.

남매가 일괄공제를 주장한 것 자체가 무리는 아니었습니다. 제21조 제1항은 「상속인이나 수유자는」 공제받을 수 있다고 적고 있어, 조문만 보면 유증받은 사람도 주체입니다. 다만 그 공제가 제24조 한도에 걸려 결과적으로 0이 되는 구조입니다. 공제 조문과 한도 조문을 따로 읽으면 이 사건 같은 결과가 나옵니다.

제가 이 결정을 읽고 든 생각

결론이 뒤집힐 사건은 아닙니다. 제24조 제1호는 문언이 분명하고, 헌법재판소도 2023년 6월에 공제 한도에 무엇을 넣고 뺄지는 입법자의 형성재량이라고 했습니다. 심판원이 다른 답을 내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 사건이 세법 문제이기 전에 서류 한 장의 문제였다고 봅니다. 남매에게는 세 번의 기회가 있었습니다. 1974년 재혼 때, 2018년 아버지 상속으로 재산이 새어머니 명의로 넘어갈 때, 그리고 새어머니가 유언장을 쓸 때입니다. 셋 중 어느 때라도 입양 신고 한 번이면 남매는 제1순위 상속인이 되고 일괄공제 5억원은 그대로 살아 있었습니다. 2018년 협의분할 때 재산을 새어머니가 아니라 남매가 받는 선택지도 있었습니다. 세무사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물었을 질문입니다.

한 가지 더 눈에 걸리는 것은 신고 방식입니다. 남매는 처음 신고할 때 일괄공제를 넣지 않았습니다. 넣지 않은 이유는 결정문에 없지만, 짐작건대 신고를 도운 쪽이 이미 안 된다는 것을 알았거나 몰라서 빠뜨렸을 것입니다. 어느 쪽이든 유언으로 재산을 받는 분은 신고 전에 자기가 상속인인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부산 사례로 계산해 보겠습니다

상속인 구성에 따른 상속세 비교

이 사건 금액은 결정문에서 가려져 있어 부산의 가상 사례로 구조만 보여 드리겠습니다. 해운대 아파트 8억원과 예금 2억원, 합계 10억원을 남기고 돌아가셨다고 하겠습니다. 채무와 장례비는 없다고 보겠습니다.

같은 10억원인데 세금이 0원에서 2억 3천만원까지 벌어집니다. A와 B의 차이는 배우자 유무입니다. 배우자가 계시면 10억원까지 세금이 없다는 말이 여기서 나옵니다. C가 이 사건 구조입니다. 재산 전부가 상속인 아닌 사람에게 유증되면 제24조 한도가 0이 되어 일괄공제도 금융재산공제도 못 씁니다. 10억원 전체가 과세표준이 되고 세율 구간도 30퍼센트까지 올라갑니다.

하나 덧붙이면, 유증받는 사람이 손주라면 여기에 세대를 건너뛴 상속으로 할증까지 붙습니다. 의붓자녀는 직계비속이 아니라 할증은 없지만 대신 공제가 없습니다. 어느 쪽이든 유언으로 상속인 아닌 사람에게 주는 것은 세금이 가장 비싼 길입니다.

실무에서 놓치기 쉬운 지점

유언장을 쓰기 전에 확인할 사항

첫째, 재혼 가정은 입양 신고부터 확인하십시오. 함께 산 세월, 부양한 사실, 호적에 올렸다는 기억은 상속인 지위를 만들지 않습니다. 가족관계증명서에 입양 기록이 있어야 상속인입니다. 지금이라도 성년 입양은 가능합니다. 다만 친생부모와의 관계가 유지되는 일반입양인지 끊기는 친양자입양인지에 따라 다른 쪽 상속에 영향이 있으니 함께 봐야 합니다.

둘째, 유언장을 쓰기 전에 공제 한도를 계산하십시오. 손주에게, 며느리에게, 사위에게, 키운 자녀에게 주고 싶은 마음은 유언으로 이룰 수 있지만 그 금액만큼 공제가 깎입니다. 같은 뜻이라면 상속인인 자녀가 받은 뒤 자녀가 증여하는 길, 또는 생전에 증여하되 10년 합산과 한도 차감을 감안하는 길이 있습니다. 어느 길이 싼지는 금액에 따라 다릅니다.

셋째, 상속포기도 한도를 깎습니다. 자녀가 포기해서 손주가 받으면 제24조 제2호로 그 금액이 한도에서 빠집니다. 포기는 세금을 줄이는 수단이 아닙니다.

넷째, 사전증여는 두 번 작용합니다. 10년 안에 증여한 재산은 상속재산에 합산되고, 과세가액이 5억원을 넘으면 그 증여분만큼 공제 한도도 줄어듭니다. 5억 이하면 어차피 세금이 없으니 걱정할 일이 없지만, 그 이상이면 미리 준 것이 공제까지 갉아먹습니다.

다섯째, 배우자가 혼자 상속받으면 일괄공제 5억원을 못 씁니다. 기초공제 2억원과 인적공제만 됩니다. 자녀가 있는데 배우자에게 몰아주는 분할은 배우자공제가 커지는 대신 일괄공제가 사라지니 두 쪽을 같이 계산해야 합니다.

여섯째, 금융재산 상속공제에서 빠지는 것이 둘 있습니다. 최대주주나 최대출자자가 보유한 주식, 그리고 신고기한까지 신고하지 않은 타인 명의의 금융재산입니다. 차명계좌를 신고에서 빠뜨리면 나중에 드러났을 때 이 공제도 함께 잃습니다.

21년 현장에서 드리는 말씀

상속 상담을 오시면 저는 재산 목록보다 가족관계증명서를 먼저 봅니다. 재혼, 입양, 이혼, 해외 거주 자녀, 먼저 세상을 떠난 자녀의 손주. 이 한 장에서 상속인이 누구인지, 공제가 얼마인지, 유언이 있다면 그 유언이 공제를 얼마나 깎는지가 다 정해집니다. 재산이 얼마인지는 그다음 문제입니다. 이 사건도 재산 평가에는 아무 다툼이 없었습니다. 다툰 것은 남매가 상속인인가, 그 한 줄이었습니다.

가업승계에서도 같은 장면이 나옵니다. 회사를 물려받을 사람이 법률상 상속인이 아니면 가업상속공제는 처음부터 검토 대상이 아닙니다. 사위나 오래 함께한 임원에게 회사를 넘기실 생각이라면 상속이 아니라 매각이나 증여의 구조로 가야 하고, 그 설계는 유언장을 쓰기 훨씬 전에 시작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아버지가 먼저 돌아가시고 어머니만 계신데 재산 7억이면 상속세가 나오나요?
자녀가 상속인이면 일괄공제 5억원과 금융재산공제를 빼고 계산합니다. 7억원 중 예금이 2억원이면 공제가 5억 4천만원, 과세표준 1억 6천만원에 세액은 약 2,100만원입니다. 배우자가 안 계시니 10억이 아니라 5억이 기준입니다.
Q. 새어머니가 저를 입양하지 않았는데 유언으로 집을 주셨습니다. 공제가 있나요?
이 사건이 그 경우입니다. 상속인이 아니면 유증받은 금액만큼 공제 한도가 깎이고, 재산 전부를 받았다면 공제가 없습니다. 지금이라도 입양 신고가 가능한 상황이라면 그것이 답입니다.
Q. 손주에게 유언으로 3억을 주면 어떻게 되나요?
손주는 자녀가 살아 있는 한 상속인이 아닙니다. 3억원만큼 공제 한도가 줄고, 손주가 받는 몫에는 세대생략 할증이 붙습니다. 자녀가 받고 나서 손주에게 증여하는 것과 비교해 보셔야 합니다.
Q. 10억 이하면 신고를 안 해도 되나요?
세금이 없어도 신고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부동산을 시가로 평가해 신고해 두면 나중에 팔 때 양도세 취득가액이 그 금액이 됩니다. 신고 없이 기준시가로 결정되면 양도차익이 커져 양도세로 되돌아옵니다.
Q. 면제한도가 올라간다는 뉴스를 봤습니다.
유산취득세 전환과 공제 확대가 논의돼 왔지만, 이 글을 쓰는 2026년 9월 현재 상속공제 조문은 그대로입니다. 자녀 인적공제도 5천만원입니다. 바뀌면 그때 기준으로 다시 계산하면 되고, 지금 상속이 개시된 사건은 현행법으로 판단합니다.

출처

  • 조세심판원 조심 2025서0080 (2025. 4. 3. 기각)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조, 제18조, 제20조, 제21조, 제22조, 제24조, 제26조
  • 민법 제769조, 제772조, 제775조, 제878조, 제1000조
  • 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8두7830 판결 (조세법규의 엄격 해석)
  • 헌법재판소 2023. 6. 29. 선고 2022헌바112 결정 (공제 한도는 입법형성재량)
  • 서울행정법원 2015. 4. 3. 선고 2014구합19957 판결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의 결론은 취득·양도 시기와 재산의 종류, 가족 구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제 신고 전에는 반드시 세무 전문가의 검토를 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