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서가 감정평가를 의뢰해 상속세를 더 내라고 합니다
상속세를 기준시가로 신고했더니 세무서가 감정평가를 의뢰해 세금을 더 물리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2026년 4월, 이런 감정가액을 시가로 인정하려면 상속개시일부터 감정평가서 작성일까지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어야 하고 그 증명은 과세관청이 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글 · 박성일 세무사 (세무법인한영 서면지점 대표세무사)

핵심 요약
- 01기준시가로 신고해도 세무서가 감정평가를 의뢰해 시가를 다시 잡을 수 있습니다.
- 02다만 상속개시일부터 감정평가서 작성일까지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어야 합니다.
- 03'시간이 많이 흘렀다'는 사정도 특별한 사정 판단에 포함된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입니다.
- 04특별한 사정이 없었다는 증명책임은 납세자가 아니라 과세관청에 있습니다.
상속세를 기준시가로 신고하고 마음을 놓았는데, 몇 달 뒤 세무서에서 연락이 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감정평가를 의뢰했으니 그 금액으로 다시 계산해 세금을 더 내라는 통지입니다.
상담실에서 가장 억울해하시는 대목이 여기입니다. 법이 정한 방법대로 신고했는데 왜 나중에 뒤집느냐는 것입니다.
원칙은 이렇습니다
상속재산은 상속개시일 현재의 시가로 평가합니다. 시가를 알기 어려우면 기준시가 같은 보충적 평가방법을 씁니다. 그리고 상속개시일 전후 6개월 이내에 매매나 감정이 있으면 그 금액을 시가로 봅니다. 이 6개월을 평가기간이라고 합니다.
문제는 단서 조항입니다. 평가기간이 지난 뒤라도 법정결정기한까지 사이에 감정이 있으면, 평가심의위원회를 거쳐 그 감정가액을 시가에 포함시킬 수 있습니다. 세무서가 직접 감정을 의뢰하는 근거가 바로 이 단서입니다.
단서가 요구하는 조건
상속개시일부터 감정가액 산정의 기준이 되는 날까지의 기간에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어야 합니다. 조문은 그 판단 요소로 시간의 경과와 주위환경의 변화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대법원이 못박은 세 가지
2026년 4월 30일 대법원 판결은 이 단서를 어떻게 읽을지 정리했습니다. 실무에서 중요한 대목은 세 가지입니다.
- 첫째, 시간의 경과에 따른 일반적인 가격변동도 '특별한 사정' 판단에서 빼놓을 수 없다. 특별한 개발호재가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요건이 충족되는 것이 아닙니다.
- 둘째, 가격산정기준일까지만 따지는 것이 아니라 감정가액평가서 작성일까지의 기간도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 셋째, 특별한 사정이 없었다는 점은 과세관청이 주장하고 증명해야 한다.
세 번째가 특히 중요합니다. 납세자가 '가격이 변했다'를 입증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세무서가 '변하지 않았다'를 입증해야 한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사건은 이렇게 흘러갔습니다
2019년 4월 9일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서울 서대문구의 토지를 상속받은 사안입니다. 상속인은 2019년 10월 15일 보충적 평가방법으로 이 토지를 74억 3,400만원으로 평가해 상속세 27억 2,200만원을 신고·납부했습니다.
그런데 세무서 측 감정평가서는 2020년 6월 25일, 납세자 측 감정평가서는 2020년 7월 8일과 7월 10일에 작성되었습니다. 상속개시일에서 1년 이상 지난 시점입니다. 세무서는 네 건의 감정가액 평균을 시가로 보아 상속세를 부과했습니다.
대법원은 개별공시지가 상승률과 그 지역 지가변동률의 변동폭을 볼 때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네 건의 감정가액 평균은 시가로 인정되지 않았고, 법원이 선임한 감정인이 상속개시일을 기준으로 다시 평가한 금액으로 정당세액을 산출해 그 범위를 넘는 부분은 위법하다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무엇이 달라지나
세무서가 감정평가를 의뢰했다는 사실만으로 포기하실 일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다퉈볼 지점이 분명히 있습니다.
- 상속개시일과 감정평가서 작성일 사이가 얼마나 벌어져 있는지
- 그 기간에 개별공시지가와 지역 지가변동률이 얼마나 움직였는지
- 가격산정기준일만 평가기간 안에 맞춘 것은 아닌지
이 세 가지를 먼저 확인하십시오. 시간 간격이 크고 그 사이 지가가 눈에 띄게 움직였다면, 과세관청이 증명책임을 지는 구조상 납세자에게 유리한 국면이 됩니다.
부산에서 상담하며 느끼는 점
부산에서도 비주거용 부동산, 특히 상가와 나대지를 기준시가로 신고했다가 나중에 감정평가 통지를 받는 사례가 꾸준히 나옵니다. 아파트와 달리 유사매매사례가 잡히지 않아 기준시가로 신고하게 되는데, 바로 그 점 때문에 과세관청이 감정평가를 의뢰하는 대상이 됩니다.
통지를 받으셨다면 고지서 금액만 보지 마시고, 감정평가서의 가격산정기준일과 작성일을 먼저 확인하십시오. 다툼의 출발점이 거기에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 Q. 기준시가로 신고하면 나중에 문제가 되나요?
- 법이 정한 평가방법이므로 그 자체로 잘못은 아닙니다. 다만 시가를 알기 어려운 비주거용 부동산은 과세관청이 감정평가를 의뢰해 시가를 다시 잡는 경우가 있습니다.
- Q. 세무서가 감정평가를 하면 무조건 그 금액으로 세금을 내야 하나요?
- 아닙니다. 상속개시일부터 감정평가서 작성일까지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어야 시가로 인정됩니다. 그 점은 과세관청이 증명해야 합니다.
- Q. 가격산정기준일은 평가기간 안인데 감정평가서 작성일은 그 밖입니다. 괜찮은가요?
- 대법원은 두 날짜 중 하나만 평가기간 안에 있으면 단서 규정이 적용되고, 감정평가서 작성일까지의 기간에 대해서도 특별한 사정이 없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다퉈볼 여지가 있는 구조입니다.
- Q. 이미 고지서를 받았습니다. 늦었나요?
- 불복 기간이 남아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감정평가서 사본과 고지서를 지참해 상담받으시면 다툼의 실익을 판단해 드릴 수 있습니다.
출처
- 대법원 2026. 4. 30. 선고 2024두61780 판결 (상속세부과처분취소)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제2항 (2026. 2. 27. 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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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의 결론은 취득·양도 시기와 재산의 종류, 가족 구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제 신고 전에는 반드시 세무 전문가의 검토를 받으시기 바랍니다.